건강한 임신도전 - 나만 다른 것 같아서. #시한부 인생



네탓도 내탓도 아니라는데.

차라리 난임에 필요한? 이유라도 있었음 했다. 신이 있다면, 삼신할매가 존재한다면 따지고 묻고 싶다.

왜 난 아직 안되는 건가요?



그저 난임으로 인해 유달리 예민해 진 탓일까?
' 너처럼 추위타는 사람 처음본다.' '왜이리 잘 놀라냐.'는 등 걱정인지 탓인지 모를 애매한 한마디 거듬이 날선 칼날처럼 꽂히고 찢기고 마음 아팠다.
'아닌데? 나 아무 문제 없는데?' 하며 아우성대던 내 속마음은 가려둔채 속 좋은척 허허거리고 죄인마냥 고개 숙이던 내모습이 아직도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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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는 1.

하나도 아니고 둘, 셋 아이를 출산한 친구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 아이를 출산한 친구들, 원하지 않았는데 임신한 친구들, 나보다 늦게 결혼했는데 돌잔치 초대장 전하는 지인들.
결혼 4년을 지나면서 내 주변사람들은 아이와 함께하기 시작했고 나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심해져야 했다. 그 누구도 강요한적 없는 나만의, 내가 만든 박탈감.

주위에서는 2.

이쯤되면 '어찌어찌하면 임신이 된다더라', '난 이렇게 해서 임신했다.'는 전문적인 방법부터 민간요법까지 전해주고 더 시간이 지나면서 도리어 주변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고 미안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 모든게 '임신' 하나면 끝날 문제인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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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병원에서 1.

(당연하지만)하필이면 일반산부인과와 같이 운영되는 병원이었다. 일반산부인과는 4층 난임진료는 8층. 임신한 분들과 같은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면 극과 극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4층 문이 열리면 간호사도 웃고 진료대기자들도 웃고 시끌벅적이다. 8층 문이 열리면 한없이 무겁고 적막함이 감돈다. 때론 긴장감이 넘치거나 쓸데없이 비장하거나.

난임병원에서 2.

난임진료실에도 임산부는 존재한다. 임신에 성공해 남편과 행복해하며 초음파 사진을 들고 나가는 사람, 아내 옆에서 한없이 초음파 사진을 쳐다보는 남편, 이유는 모르겠지만 볼록한 배를 감싸며 방문한 사람 등 수 많은 경우의 임산부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부럽다가도 '나 좀 배려해주지', '너무 티내지 말지', '저 정도면 일반산부인과로 가지.' 하는 못된 마음도 한자리 차지한다.
생각이상으로 내가 좁디좁은 속을 갖고 있었나보다. 아니면 난임인 내가 마땅히 감내하고 당연히 견뎌야 하는 또다른 시험인데 건방을 떤건지, 아니면 난임이 날 이렇게 변하게 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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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 코스프레 1.

난임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강도는 어느정도일까?
말기암 환자의 스트레스 강도보다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를 보여주 듯 나와 오빠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지금도 간간히 느끼며, 견디며 살아간다.

시한부 인생 코스프레 2.

예전엔, 특히 인공수정을 진행한 달에는 하루하루가 긴장되고 우울했다. 지금은? 매달 찾아오는 홍년이 때문에 짜증은 나지만 예전처럼 시한부 인생 코스프레는 없다.
난임이라는 것을 남편과 서로 인정하고 다양한 대화를 하니 우스워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당연한 듯 찾아올 아이가 있음을 확신하니 편안해졌다.
아이가 없어서 불행한 적은 없다. 다만 아이로 인해 더 큰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준비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이먹기 전에 와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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