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09 27

느낌

이전부터 신기하다고 생각할만한 상황들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빈도수가 늘어나는 것 같다. 느낌과 관련된 건데, 나는 그림을 잘 그리지도 음악을 잘 알지도 못하고 솔직히 어떤 분야에 대해서 누군가 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부분이 없는데 어느 분야를 접하든 그것에 대한 정답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나는 그림을 그릴 줄 모르지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그림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음악에 그렇게 관심이 없지만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이 왜 좋으며 어떤 느낌을 강조해야 하는지 같은 생각들이 그렇다.
이것이 객관적으로 볼 때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조금 좋아하는 수준에도 못 미치므로 나의 판단은 객관적으로 정답일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나의 판단이 전문가나 특히 관심을 가지는 마니아층에서 말하는 것과 일부 혹은 전체에서 일치하여 증명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기도 했다.
어떤 증명을 떠나서 내 안에선 정답이라는 확신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나는 깊이 생각한 끝에 아마도 나에게만 적용되는 정답 들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게 나에겐 정말 신기한 일인데, 왜냐면 확신이라는 것은 보통 내가 "아주 잘 아는" 분야에서 할 수 있거나, 적어도 많이 관심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경험은 머릿속에 자리 잡혀 있는 어떤 문화를 거스르는 것이기에 나에게 있어서 언제나 신기하다.
머릿속에 자리 잡혀 있는 어떤 문화들은 오랫동안 주입되어 왔거나,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각인되었을 것이고
보통 이것과 반하는 것은 틀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화게 드는 확신의 느낌은 결국 나에게 각인되어 있는 문화와 인식들을 희석하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바로 볼 수 있게 기회를 준다.
나는 "이것"과 "저것"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 또한 없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보아온 "이것"과 "저것" 들에게서 받은 긍정의 느낌과 부정의 느낌이 그대로 축적되었고
축적된 것들로 나는 나를 위한 것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기존의 머릿속에 자리 잡혀있는 것들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자리 잡은 것들이며, 때때로 그것과 반하는 확신들은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축적해온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