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11 7

행복의 통로를 한 갈래로 정해놓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게 정해 놓은 한 갈래의 통로에 있을 때면 마치 천국과 같다.
"예상한 대로"
편안하고,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쩌다 통로를 벗어날 때면 잘못된 느낌을 받는다.
어느덧 내가 정해놓은 유일한 통로에서 한동한 벗어나 있었음을
자각하곤 현재의 삶을, 현재의 통로를 부정한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이때부터 나에게 천국을 선사해줄 통로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통로로 가는 길을 잊어 먹곤 다시 가지 못한다.
"내가 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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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갈래로 정해놓는 것의 위험함은 이쯤에서 폭발한다.
오랫동안 다른 통로에 있었음을 자각한 후론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단지 필요에 의해서 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버려도 되는 것들과
버릴 수 없는 것들을 나누어, 버려도 되는 것들엔 마음을 주지 않는다.
버릴 수 없는 것들은 여전히 필요에 의해서 할 뿐, 이어간다.
내가 아는 그 통로가 아니라면 모두 부질없을 뿐
천국이 아닌 곳은 모두 지옥이 돼버린다.
예술인이 자살하는 포인트가 나는 바로 이곳이라고 생각된다.
감수성이 특별한 이들은 아름답고, 찬란한 그 통로를 잊지 못한다.
그 통로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
애초에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정신이기에, 통로에 다시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생기며, 우울증은 해당 통로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음을 강제한다.
결국 통로 속에 존재하지 않는 삶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패턴이 위와 같다고 생각하지만 예술인과 일반인의 결과는
좀 다른 것 같다. 
"자유가 아니라면 죽음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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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유일한 통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는 첫사랑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서 답을 찾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모든 게 처음이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천국의 통로
그곳에선 무얼 해도 행복하고, 잠을 자지 않아도 졸리지 않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숨은 언제나 벅차게 흐르고, 가슴은 언제나
두근거림을 유지했다.
아주 기분 좋은 생각과 느낌을 100일간 쉬지 않고 유지했고
그 100일은 천국과 같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천국의 통로에 들어섰고
그렇게 나에게 유일한 사랑의 통로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별"
통로에서 강제로 이탈당했고, 10년간 돌아가고자 간절하게 원했지만 되지 않았다.
나에겐 많은 것이 두 번째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100일간의 첫사랑으로
"나는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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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4년이 지난 후에야 겨우 깨달았다.
첫 번째 경험! 강렬하고, 특별해서 언제나 '상기된' 상태를 유지해주는 통로가 있었고
두 번째 ~ 천만 번째 경험을 해도 좋을 만큼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주는 통로가 있음을.
나는 새로운 통로를 발견했다.
첫 번째 통로가 "마약에 취한 상태"를 유지해주는 통로 라면, 새로 발견한 통로는 "온전한 나 자신" 
유지해주는 통로이다.
새로 발견한 이 통로에선 언제나 편안하다.
가끔 죽을 만큼 웃기거나, 죽어도 좋을 만큼 행복하기보다.
매일 미소 짓고, 언제나 따뜻한 마음이 유지된다.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통로"라고 생각했던 그 강렬한 통로는 유일하지 않았으며
이제 나에게 행복을 주는 사랑의 통로는 2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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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비유했지만
모든 것에 새로운 통로가 있을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