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10 22

회당장의 딸과 혈루병 여인 (마르 5:21-43)

솔제니친의 작품 '암병동'에는 고위 당원이나 추방자 신세의 노동자가 차별없이 암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서로 다른 삶의 층위를 지닌 이들이 적나라하게 인간의 모순과 한계를 드러내며 대등하게 논쟁하고 토론하며 인간의 다면성과 동질성을 보여준다.
공산주의가 이루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계급적 평등을 아이러니하게도 암이라고 하는 불치의 질병이 이루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은 서로에 대한 연민과 긍휼함을 보인다.
오늘 성서정과는 회당장의 딸이든, 부정한 혈루병 여인이든 동등한 치유와 자비가 임한 예수 사건을 다룬다.
성서기자는 여인의 병의 년수와 회당장 딸의 나이를 같게 만든다. 12년간 사랑받고 자란 사람과 부정당하고 거부당한 사람이 같은 자비와 긍휼을 입는다.
측은지심이야말로 인간을 가르지 않고 인간에게 인간다운 대접을 한다.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것, 인간 뿐만 아니라 버려지고 고통받는 자연만물을 측은히 여기는 것, 빗속에 우는 아기 고양이 소리에도 가슴을 찢는 것, 부당하게 죽어간 이들의 울음 소리를 듣는 것.
예수는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측은히 여기는 가슴이 없는 사람, 자비와 은혜가 아닌 무자비와 비은혜에 사로잡혀 혐오의 말을 악다구니처럼 내뱉는 이들이 제 아무리 이름뿐인 예수를 외친다 한들, 인간이 되지 못한 그들에게 구원이 있겠는가? 천국이 있겠는가?

구원은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