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11 6

[02] 견적 요청

이전 글 다시보기
[01편] 외주를 결심하다.

소문 내기

외주를 결심한 후, 이런저런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예전, 정확히는 10년 전 프로젝트를 맡기던 고객도 있고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다. 전화로 안부를 묻고 우리가 정한 깐깐한 조건들?!을 이야기하고 좋은 프로젝트 있으면연락 달라고 했다.
조건이 주제넘었던 걸까? 견적이 비쌀 거라 생각했을까? 혹은 이제 내가 시답잖아진 걸까? 아니면 그들도 일거리를 나눠줄 정도의 일감은 없는 걸까? 금세 견적을 뽑느라 바쁠 것 같던 상상도 잠시였다. 생각보다 연락이 많지 않았다.
끄응...
생각과 다르게 연락이 너무 없으니 팀원들에게 말은 안 했지만 마음은 복잡했다.

견적문의

그렇게 1주일이 흘렀을까? 대략 3분류로 5~6개의 견적 문의가 들어왔다.
견적 1. 소개자의 대략적인 설명은 플랫폼 구축비용은 대략 3~4억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소개자의 소개는 너무 감사했으나 우리의 외주 조건 1. 상주 근무 안함 에 맞지 않았다.
견적 2~5. 웹 또는 앱을 너무 몰라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의 프로젝트들이였다. 그들에겐 우리의 외주 조건은 다 맞았으나 금액도 안 맞았지만 우리가 한다고 해도 양쪽 서로가 결과를 만족 못 할 것 같았다.
견적 6. 황당한 프로젝트였다. 생각해보면 황당 안 한 것 일 수도 있지만... 내겐 좀 생소해서 황당하게 느껴졌다. 정확히는 13년 전 나의 첫 회사에 있을 때 모시고 있던 고차장님의 연락이었다. 우선 퇴사 이후 거의 연락을 안 하고 지낸 것도 있고 또 그분이 실력도 없으셨지만 어린 신입직원들 앞에서 허언을 많이 하셨다.
예를 들자면
'내 카드 한도가 너무 커서 전세 아파트 한체 정도는 카드로 긁을 수 있어...'
'너 차 한 대 뽑아줄까?'
등등... 왜 그렇셨을까? 그분 허언을 들으며 직원들은 그저 한 귀로 흘려버리며 웃을 뿐이었다. 하여튼 이분의 황당한 사건은 너무나도 많지만 나중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간다.
8년 전 즈음, "나 태국 간다~", "너희들 중 돈 많이 벌고 싶으면 내가 데려갈게" 라고 대꾸 없는 네이트온 채팅에서 허언을 뿌리고 떠나신 분... 오랜만의 연락부터 신선했다.
고차장님 : "야! 잘 지냈니?"
고차장님 : "너, 요즘 일거리 받는다며?"
고차장님 : "내가 큰 건 하나 줄까?"
나 : "아~ 잘 지내셨죠? 저야 그렇면 너무 감사하죠~"
나 : "어떤 일인가요? 예산은요?"
고차장님 : "음.... 유흥업소 소개하는 포털이야...."
고차장님 : "금액은 마음대로 불러 잘만 만들어주면돼!"
나 : "네?! 유흥업소? 포털?"
나는 무엇에 놀랐던 걸까? 유흥업소?! 아니면 금액은 마음대로?!
나는 두 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고차장님이 "유흥업소"관련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것에 가장 크게 놀랐다. 마직막으로는 단 한 번 상상도 못 해본 프로젝트여서 놀랐다. 그리고 나중에 피식 웃게 된 것은 "금액은 마음대로 불러.."라는 허세에 여전하시구나 생각하며 한번 웃었다.
결론은 좋게 거절했다. 금액을 크게 불렀다.
나 : "음 그럼 스트리밍도 돼야 하고...회원 등급 관리... 다양한 마스터키... 그리고 기획은 없을 테니... 기획까지..." 음....
나 : "잘은 만들어 드릴 수 있으니 그럼 10억에 하시죠!"
차장님 : "으응...? 아... 그래 그럼 그렇게 전달할게..."
그렇게 통화를 끝냈다. 역시나 고차장님은 다시 연락이 없었다. 우리 팀원끼리 웃으며 가끔 그 프로젝트를 맡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야기도 해본다. 하고 싶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돈 벌려고 마음먹은 외주에서 차 떼고 포 떼고 하니... 이렇게 해서 돈을 벌수 있으려나.. ㅋ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느낌이 좋아

외주로 숨 좀 쉬어보자라고 결심한지 3주가 훌쩍 넘고 4주 차가 되었다. 아직 우리는 한 건의 계약도 못 했다. 오랜만에 'Mr. 독'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 친구는 첫 번째, 두 번째 스타트업을 함께 했던 직원이다. 자기 회사 소장님과 한번 미팅을 하자고 했다. 'Mr.독'은 별명입니다.
이 친구는 함께 있는 동안 무척 성실했고 열정이 눈에 띄게 남달랐다. 회사 안, 밖에서 모두 그의 성실함을 인정하고 하고 있었다. 또 늘 신중했고 본인이 속한 곳이면 소속감 또한 강했던 친구... 정말 신뢰+신뢰+@를 할수밖에 없는 친구였다.
이런 친구가 본인 회사 소장님과 함께 미팅을 하자니, 느낌이 너무 좋았다. 3주간 깐깐?!했던 보람이 있는 걸까? 미팅도 하기 전부터 어떤 계약서라도 마음의 도장은 이미 꽝! 꽝! 꽝! 찍혀있었다.

다음편에 계속~

이전 글 다시보기
[01편] 외주를 결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