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11 20

[04] 첫 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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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편] 외주를 결심하다.
  • [02편] 견적 요청
  • [03편] 첫 만남
  • [04편] 첫 외주
  • [05편] 미팅 그리고 미팅
  • [06편] 외주 업무 시작

소개

Mr.독과 소장과 첫 만남이 3~4일 지났을까? 소장에게 전화가 왔다. 첫 미팅 때 잠시 이야기 나왔던 스타트업 미팅을 해보지 않겠냐고 했다.
고민이 됐다. 자금이 없어 고민 중이라는 업체를 만나서 견적을 뽑을 자신이 없었다. 막상 만나면 하게 될 것 같고... 우리도 돈이 급한데... 해야 하나 싶었다.
휴...
머리속은 고민 됐지만 소장에게 말했다.
"미팅 날짜 잡아 주십시오"
"지난번 말씀드린 데로 처음 1~2개 프로젝트는 금액에 상관없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희를 평가하시고 이후에는 평가받은 만큼, 보여드린 만큼의 대우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소장은 믿어 볼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동료들도 별말 없이 동의했다.
'그래 급하지만 길게 그리고 크게 생각하자'
우리 미팅은 그 주 토요일로 잡혔다.

시작

토요일이다. 출근 날은 아니지만, 외주라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미팅을 간다. 나 그리고 Mr.권이 참여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미팅을 위한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우리는 커피 한잔 했다.
"혹시나 이게 첫 프로젝트가 되면 금액에 상관없이 최대한 잘해주자..."
"아무리 그래도 뭐 1,000 ~3,000만 원 정도는 되겠지 뭐..."
이런저런 외주 관련 이야기를 했다. 드디어 시간이 됐다. 만나기로 한 장소로 이동했다. 소형 건물 2층으로 기억된다. 아직 사무실이 없어 소장 지인의 사무실이라고 했다.
"안녕하십니까? 먼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앉으시면 됩니다."
반 백발의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분이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6~8명 정도가 넉넉히 않을 수 있는 회의 테이블이 있었다. 나, Mr.권, 소장, 스타트업 대표, 그리고 대표의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 한 명이 있었다.
착석한 뒤 정식으로 서로를 소개했다. 회사명은 H라고 했다. 미디어 업계에서 종사했었고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늦은 나이지만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업도 그리고 IT 분야 관련 일도 처음이라고 했다. 젊은 친구는 소장의 소개로 H사 대표와 함께 일하게 되었고 갓 졸업한 신입 개발자라고 소개했다.
H사는 시작 단계이고 직원과 대표 간 집이 너무 멀어 사무실을 구하는 게 고민이라 아직 못 구했다고 했다. 20여 분간의 소개와 대화가 끝나고, H사 대표가 본격적인 설명에 들어갔다. 창업 배경, 성장 목표, 비즈니스 플랜...등등... IR피칭같은 느낌이었다.

이해

대표의 피칭은 2시간 이상 지속됐다.
끄응...
열정과 열의는 뜨거웠지만 내용이 정리되지 못했고 장황하기만 했다. 대표 스스로 확신에 차있었지만 무엇을 확신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우리가 이해한 건 해외 유명 공유 플랫폼을 클론하고 한두 가지 대표가 생각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일이었다.
으악~
이거 쉽지 않겠다...
대표와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겠다고 느껴졌다. 매너는 좋았지만, 개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문제였다. 나도 대표처럼 그럴 때가 있었다. 지금 하는 그 무언가에 대한 확신, 손에 잡힐듯한 느낌... 확신과 느낌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이런 확신과 느낌은 객관적이고 일반적 질문들에 의해서 다듬어지고 형체가 생기기 시작한다. 없는데 있다고 생각되는 착각이랄까? 사실 대표의 계획은 좀 더 많이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해야 하는 단계였다.
긴 시간동안 핵심만 비껴가는 피칭이 끝나고 우리에게 소감을 물었다.
"말씀하신 분야는 잘은 모르겠지만 정리만 잘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Mr.권이 매너있게 좋은 충고 아닌 충고를 했다.
"각자 상황도 다르고 생각도 달라서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대표님의 열정을 보니 잘 될 것 같습니다."
나 역시... 비슷하게 말하고 응원의 한마디를 덧붙였다.
나도,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다.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대단하다고 느꼈으며 그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 같다고 생각하던 시절. 우리도 그랬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이해가 됐다. 도울 수 있다면 돕고 싶었다.

미팅 마무리

대표가 질문했다.
"제가 원하는 걸 만들려면 견적이 어떻게 될까요?"
견적이 비싸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담담한 목소리 넘어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대표님께서 만들고자 하시는 거는 해외 유명 공유 플랫폼에 몇가지 기능을 추가 한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그 유명 공유 플랫폼은 수십수백명의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고 지금도 만들고 있습니다. 클론을 한다고해도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Mr.권과 내가 말했다.
우리는 2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첫째, 핵심 기능을 선별하고 다듬어서 작은 서비스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추가 개발한다. 둘째, 템플릿을 구매하여 커스터마이즈 한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첫째는 예산에 맞게 원하는 대로 개발이 가능하고 원하는 기획에 맞춰 개발할 수 있다. 기획에 대한 제한은 적지만 원하는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는 없다. 둘째, 템플릿 베이스는 제약 사항이 많다. 커스터마이즈 역시 제약사항이 많다. 단, 당장 원하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H사의 개발 자금이 넉넉지 못하다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견적을 드리는 게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 피칭하신 대로 작업하려면 금액이 최소 3~5억 예상됩니다. 아직 자세한 기획도 모르고 기능도 모릅니다. H사가 개발비용으로 생각하고 계신 예산을 알려주시면 그것에 맞춰 최대한의 개발 범위 알려드리고 대표님께서 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하심이 맞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말했다. 소장께서도 H사를 소개하실때 우리에게 어렵게 말씀 꺼내신것 알고 있습니다. 개발 예산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많이 없다는 점은 이해하고 왔습니다. 편하게 예산을 말씀해주시고 예산에 맞는 좋은 방법이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직선적이지만 솔직한 우리 생각을 말했다. 무례하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정해진 가격안에서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대하고 그들을 위한 제안을 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안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미팅 순간은 모두 그들을 위한 진심으로 임했다.
대표는 당장 답하지 않았다. 예산이 너무 적어 미안해서였을까? 아니면 싸고 좋은 업체를 찾으려 했던 걸까? 금액을 먼저 부르면 깍지를 못해서 그런 건가? 모르겠다.
어쨌든 금액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빠른 시일 안에 답변을 준다고 했다.
미팅도 끝이 났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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