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12 6

[06] 외주 업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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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편] 외주를 결심하다.
  • [02편] 견적 요청
  • [03편] 첫 만남
  • [04편] 첫 외주
  • [05편] 미팅 그리고 미팅

1주 차

자료 요청

계약 완료 후, 일주일 뒤 40%의 착수금이 입금됐다. 외주 업무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상황과 환경이 어떻든 프로젝트를 아주 잘 끝내고 싶었다. H사도 만족하고 H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도 만족시키고 싶었다.
H사의 직원에게 모든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다. H사의 대표 그리고 직원 모두 개발 의뢰는 처음이다. 그들에게 자료 정리를 요청하는 것보다, 우리가 자료를 보고 필요한 부분을 질문, 요청하고 채워 나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시간도 부족한데 문서 형식부터 고민할 것 같았다. 정리는 우리가 하겠다고 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는 한 팀이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H사 직원은 알겠다고 했다. 3일이 지났다. 아직 자료를 못 받았다. 잘 정리되어 자료를 보내준다면 며칠 더 늦어도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럴 리 없다고 판단하고 연락을 했다.
"아직 자료를 못 받아서요", "지금 있는 자료 먼저 편하게 주세요 "
"그래야 저희가 파악하고 질문도 드리고 요청이나 의견도 드릴 수 있습니다."
로고, 아이콘(H사에서 구매한 아이콘이 있다고 함), 기획 자료 등등 현재 있는 자료를 보내 달라고 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H사 직원이 로고만 먼저 보내왔다. PNG 파일이었다.
와우~
이전 미팅에서 로고 제작도 했다고 했는데... PNG 파일이라니... 다시 직원에게 연락을 했다. AI 파일로 있는지 물었다. 없단다. 로고 제작한 업체에 AI 파일 원본을 요청해서 전달을 부탁했다. 다음날 이메일로 답변이 왔다. AI 변환 중이라서 2~3일 뒤에 주겠다고 했다.
일주일간 아무것도 못 받았다. 산 넘어 산이란 말이 이럴 때 쓰는구나 했다. 다른 자료라도 보내 달라고 했다. H사 대표가 정리 중이라고 했다. 정리가 끝나면 바로 보낸다고 했다.
그냥 있는 데로 보내주면 우리가 정리한다고 했는데... '못 미더웠나?' 이유는 차마 묻지 못했다. 시간이 촉박하니 편하게 우리를 최대한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생각과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IA 나 Story Board, 기능 정의서등의 참고 문서들을 보내줬다. 질문이 잘 정리돼있으니 답을 달기 편할 거라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한 타임테이블 (8주 기준)
  • 1주 : 기획안 협의 및 확정, 템플릿 구매, 서버 세팅
  • 2주 : 디자인 적용, 플러그인 추가 및 기능 구현
  • 3주 : 디자인 적용, 플러그인 추가 및 기능 구현
  • 4주 : 디자인 적용, 플러그인 추가 및 기능 구현
  • 5주 : 디자인 완료, 개발 완료
  • 6주 : 테스트, 디버깅, 수정/추가 사항 작업
  • 7주 : 테스트, 디버깅, 수정/추가 사항 작업
  • 8주 : 테스트, 디버깅, 인수인계
대표가 무엇을 정리 중일까? 아직 자료는 못 받았지만 일주일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미팅에서 보고 들었던 피칭을 기준으로 1차 문의사항 및 내용을 정리해서 보냈다. 뭐라도 해야 했다. 테스트 및 디버깅까지 2달 내에 하려면, 약 한 달 내에 개발이 완료가 되어야 한다.
디버깅은 매우 중요하다.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테스트와 디버깅이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 많다고 하더라도 테스트와 디버깅을 하지 않는 것은 냄비에 물이랑 맛있는 김치를 그냥 담가 두는 것과 비슷하다. 끓이는 작업이 테스트와 디버깅이다. 맛있는 김치찌개가 될 때까지 끓이고 맛보고 반복이다. 지루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정리한 사항이 맞는지 H사 직원을 통해 확인했다. 우리는 먼저 템플릿 기반으로 작업을 해야 했기에 핵심사항은 중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템플릿 몇 개를 추리고 템플릿별 장, 단점을 정리해서 H사에 발송했다.
H사 프로젝트 정리된 사항
  • 개발 기간 : 약 2달 (H사 2달 뒤 해외 출장 예정 - 날짜는 미정)
  • 개발 : 탬플릿 기반 커스터마이즈
  • 서비스 지역 : 글로벌
  • 서비스 언어 : 영어
  • 최적화 : 모바일 기준 화면 설계
  • 필수 기능 1 : 글로벌 결제 시스템
  • 필수 기능 2 : 소셜 로그인
  • 필수 기능 3 : 마일리지 (블록체인)
  • 필수 기능 4 : 동영상 지원 (유투브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
  • 기타 1: 로고 (H사 제공)
  • 기타 2: 컬러 값 (H사 제공)
  • 기타 3: 아이콘 (H사 제공)
  • 기타 4: 폰트 (H사 지정/제공)
  • 기타 5: 기획 (H사 제공)
H사가 원하는 주요사항들이 잘 적용될 수 있는 템플릿을 구매해야 했다. 변하지 않을 핵심 기능들에 대한 결정이 중요했다. 두세 번의 유선통화로 이해를 도왔고 템플릿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필수 기능 3 : 마일리지(블록체인) 은 기획에 따라서 개발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고 알렸다. H사도 알겠다고 했다.
1주 : 기획안 협의 및 확정, 템플릿 구매, 서버 세팅
1주 차에 최소 사항들과 최대 변수를 고민하고 협의해서 '템플릿을 구매'했다. '서버 세팅'도 완료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기획안 협의 및 확정'은 아직 확인도 못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일정을 잘 꾸려 나가야 했다.

2주 차

벌써 2주 차가 되었다. H사 직원이 로고, 자료, 그리고 H사 대표가 작업 중이라는 WIX 페이지 링크를 보내왔다.
로고... AI 파일을 열어보니 레이어 정리가 안되고 아웃라인...블라블라... 쉽게 말해 확대/축소를 하면 비율이 깨지고 이미지가 엉킨다. H사 직원에게 연락을 했다. 로고 작업이 제대로 안 돼있다고 전했다. 혹시 잘 모르겠으면, 내가 직접 로고 제작 업체에 연락을 해서 요청을 하겠다고 했다. 로고 디자인이 단색에 어려운 디자인도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왔는지 모르겠다고 내가 말했다.
H사 직원이 조금 난처한 듯 말했다.
"친구가 작업을 해준거라..."
아... 그래서 그랬구나... 3~4일의 AI 변환 기간 이해가 안 갔었는데 직원의 답변을 들으니 이해가 갔다. 당황했고 한편으로는 H사 직원이 불쌍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로고가 너무 간단하니 내가 작업하겠다고 했다. PNG 파일 그대로 작업하면 되는지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presentation
예제> 당시 로고와 아주 비슷한 구조와 형태의 예제입니다. (비행기대신 다른 캐릭터, 비행기 꼬리 대신 5~6개의 아주 긴~~~ 직선들)
H사 로고는 상단 예제 그림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직원에게 꼬리가 너~무 길어 내비게이션이나 기타 요소들에 로고를 배치하는 경우 사이즈가 많이 축소되어 사람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작아진다고 전했다. 나의 제안은 비행기를 중심에 배치하고 꼬리 부분은 아주 짧게 배치하는 것을 제안했다.
presentation
제안 예제
직원은 H사 대표에게 나의 로고 제안을 전달하고 답변을 주겠노라 했다.
presentation
자료는 이전에 봤던 그 피칭 자료에서 변화된 것이 없다. 뭐.. 이젠 그러려니~ 했다. 그럼 빨리나 주지...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뜬금없는 WIX 링크였다. 주소로 들어가 보니 90년대 미국 홈페이지 스타일로 구현되어 있었다. 피칭 자료에도 조금씩 사용되었던 참고 화면이었다. 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대충 만든 화면으로 생각했지 WIX로 만든 진짜 화면인 줄 생각도 못 했다.
presentation
상상을 돕기 위한 90년대 홈페이지 이미지 예제 - 이런 느낌이었다. WOW~
WIX로 이런 홈페이지 디자인도 가능하단 걸 알게 되었다. H사 대표의 생각과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스스로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시간과 돈에 쫓기며 꾸역꾸역 하려는 모습이 잠시 좋아 보이기도 했다. 결론은 대표가 고집이 좀 많은 듯했다.
나는 WIX 링크는 뭐냐고 물었다. H사 직원이 '기획'이라고 답했다.
유후~
대표가 작업 중이라고 했다. 이 링크를 참고해서 개발을 하라고 했다. 모르면 언제든지 문의하라고 했었는데... 그냥 각자의 업무 스타일이 다른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렇게 일해 본 적이 없었다. 잠시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지?', '뭘, 원하는 거지?'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 개발들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질문지를 간단하게 만들었다.
질문
  1. 디자인은 우리가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인가요?
  2. 기획 문서 대신 WIX 화면을 참고하라는 것인가요?
  3. H사 만에 핵심 기능이라고 설명하신 것은 언제쯤 받을 수 있나요?
  4. 폰트, 아이콘 등 못 받은 자료가 있습니다. 언제쯤 받을 수 있나요?
H사 직원과 통화로 질문을 했다. 직원은 H사 대표님이 계속 작업 중이니 WIX를 계속 확인하라고 했다. 폰트, 아이콘은 곧 보내 준다고 했다. 일반적인 아이콘이 아니었다. 캐릭터 느낌의 이모티콘들이었다. 이것을 디자인 사이사이에 사용하길 원했다.
그렇다. 기획 직접 한다는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였는지 이제 알겠다. 피칭 내용 외에 업데이트된 것이 없다. 그냥 피칭 노트를 WIX로 옮겨놓았다.
후...
알겠다고 하고 통화를 끊었다. 멍하니 2~30분 H사의 WIX 90년대 홈페이지 느낌 페이지를 바라봤다. H사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탓할 일이 아니다. 이 정도도 예상 못 한 내가 경험 부족일 수 있다. 오랜만에 새로운 시작이니 신고식이라고 생각하고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2주 차에 선 작업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소셜 로그인, 결제 시스템, 스트리밍 서비스 연결 등... 이것들도 결정은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부분이라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는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미리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확인하고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소셜 로그인은 당연히 Facebook, Google, Twitter 정했다. 결재는 Paypal, Stripe로 스트리밍은 Youtube, Viemo로 결정됐다. 사실 이 부분도 일정 후반에 가서 틀어질 가능성은 있었지만 충분한 설명을 하고 협의하에 결정을 했다. 이제 개발 시작!
디자인 작업도 시작했다. H사에서 구매한 아이콘(캐릭터 이모티콘에 가까움) 을 디자인 사이사이에 적용하면서 일반적인 아이콘을 적용하는 게 머리가 깨질 정도로 어려웠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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