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12 27

[07] 거의 다 왔어

3 ~ 6주차

3주 차다. 일반 기능들인 로그인, 결제는 협의가 되고 작업이 되었다. 기본 템플릿에 작업을 하는 것이라 일반적인 것들은 기획이 없어도 선 작업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간 문의하고 요청한 자료는 업데이트가 없다. WIX로 기획을 보여주는 페이지도 변함이 없다.
후우...
전화, 이메일 그리고 메신저로 상황을 문의하기도 민망하다. H사 대표나 직원이 연락을 잘 받지 않는다. 그리고 받으면...
"다른 업무들이 바빠서 늦어지네요. 미안합니다... 최대한 빨리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는 식의 말만 되풀이된다. 대화를 점점 꺼려 하는 느낌이다. 나는 최대한 밝게 문의하고 처음이니 정신없을 수 있다고 용기를 주지만 역시나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 진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H사의 연락만 기다리게 됐다. 일주일에 1번씩만 연락을 했다. 그렇게 3주라는 시간이 또 흘렀다.
3주간 무작정 기다린 것은 아니다. 클론 하면서 중간중간 우리 생각에 필요한 기능들은 H사에게 설명해주고 기능을 추가, 삭제 또는 수정을 했다. 그리고 UI 작업도 했다. 이럴 거면 기획도 우리한테 맡겨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7주 차

사실 다른 외주 일도 겸하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덜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나만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찜찜하다. 클론 작업은 완료됐다. 기본적인 기능들도 추가되었고 버그도 많이 없었고 그마저도 수정되었다. 사이트는 회원가입부터 결재까지 부드럽게 작동되고 있었다. 추가로 UI 역시 깔끔하게 잘 나왔다.
H사 직원에게 연락을 했다. 작업된 거 보시고 추가, 수정 또는 삭제를 원하는 부분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직원은 고맙다고 하며 확인 후 연락 주겠다고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기획 내용 문의는 하지 않았다. 서로 마음만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작업 전 이렇게 작업하려고 합니다. 설명하고 확인받고 작업 후 확인을 받았다. 사실 너무 귀찮고 상전을 모시는 것처럼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이렇게 진행하게 되었다.
H사 직원 그리고 대표도 이런 걸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걸 탓하고 싶지 않다. "기획을 맡아서 해주세요" 말 한마디면 편할 것 같은데 우물쭈물 구렁이 담넘듯 무거운 분위기를 지나 얼렁뚱땅 넘어오게 되는지 의문이다.
그들 스스로 무덤을 판 건 아닌가 싶다. 언제나 그렇듯 그들이 이해도 갔다. 기획이 쉽나... 이것도 개발을 위한 전문적인 기획이다. 나 역시 건축 설계도는 그릴 수가 없는 것처럼... 상상으로는 쉬울 것 같지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도 어려움을 이해하기 때문에 말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찾아 개발을 했다.
어쨌든 95% 이상 개발이 완료됐다. 이제 한가지 기능 추가만 남았다. 남은 기능은 클론이 아니다. H사에 아이덴티티라고 하는 중요한 기능이라고 설명했었다. 사실 우리가보기엔 쓸모없을 기능 같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생각이니까 중요하지 않았다. 이 기능에 대한 프로세스 및 구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8주차

일주일이 지나고 8주 차다. 다음 주에 H사의 중요한 해외 출장도 있고 하니 금주 내로 모든 업무가 완료돼야한다. 마지막 남은 한가지 기능과 완료한 개발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한주 내에 최종 디버깅과 자잘한 수정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추가 기능까지 끝내야 하니 마음이 급했다.
일주일 전 연락한 뒤에 아직도 연락이 없어 직원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이러이러해서 연락했다고 말했다. 직원은 개발 완료 건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했고 추가 기능은 정리해서 보내준다고 했다.
이번만큼은
"예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을 수가 없었다. 일주일, 업무 일로 보면 5일 남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 주겠다고 하고 연락이 없었다. 이제는 확실하게 말씀을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를 위한 일이 아니고 H사를 위한 일입니다. 라고 말을 전했다.
다음 주에 완성된 제품을 들고 중요한 해외 출장을 가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사용법도 설명을 들어야 합니다.라고 상황 설명을 했다. 누가 봐도 시간은 빠듯했다.
'후...
'왜? 우리만 마음 급한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마음이 그런 걸 어떻게 하겠나... 고. 객. 만. 족.이라는 목표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H사 직원이 말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출장 날짜가 아직 안정해졌습니다"
"우선 대표님께 전달해드리고 최대한 빨리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내가 답했다. 달리할 말이 없었다.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안 좋았다. '미리 이야기해주면 좋았잖나...',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걱정해주면서 급한 마음으로 이렇게 했는데...' 뭔가 이용당한 느낌이였다. 당연히 감정적인 생각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뭐... H사가 이야기할 의무는 없다. '그래서 H사는 그렇게 느긋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역시 감정적으로 서운했다.
동료들과 상황 공유를 하고 감정적으로 한마디씩 뱉었다.
퇫! 퇫! 퇫!
그리고 털었다. 서로 격려를 했다.
"우린 큰 그림이 있잖아"
사실 우리가 알았으면 일정 내에 마무리를 못했을 수도 있다며 위안을 삼았다.
그래 이번 주가 지나면, 첫 외주가 문제없이 잘 끝낼 수 있다. 마지막까지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좋은 마음으로 웃으며 마무리하자고 동료들과 다시 한번 다짐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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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편] 외주를 결심하다.
  • [02편] 견적 요청
  • [03편] 첫 만남
  • [04편] 첫 외주
  • [05편] 미팅 그리고 미팅
  • [06편] 외주 업무 시작
  • [07편] 거의 다 왔어
  • [08편] 업어치기 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