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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야 비누야//

  

비누를 집에 데려오기전 어떤 이름으로 불러줄  것인가 수 많은 고민을 했었다.

집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보이는 대로 불러봤다. 

"다우니?"  "페브리즈?"  "엘라스틴?"  "미쟝센?"  "소면?"  "파스타"
....."비누?"  "비누?"  "비누?!"

"비누!!!!!!!!"




 장덕은<예정된 시간을 위하여>를 부르고 사망했고, 남인수는 <눈감아 드리리>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0시의 이별>을 부른 배호는 0시에 세상을 떠났으며 <우울한 편지>를 부른 유재하는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수덕사의 여승>을 부른 송춘희는 불교 포교사로 일하고 있다.

이름은 잘 지어야 한다.

 우리 부부는 반려견이 깨끗하고 대소변을 잘 가렸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_물론 입에 찰지게 붙는 이름이기도 했고_비누라 부르기로 했고 이름대로 느낌대로 비누는 깔끔을 떨기 시작했으며 결과만 말하자면 세상 조마난 년이 배변판은 혼자서 2개를 쓰고  매일 향긋한 비누향이 나는 세정제로 배변판을 닦아주고 있다.


훌륭한 남편을 둔 덕에 비누의 배변판은 항상 청결하다.


 이후 배변훈련에 대해 이야기 하겠지만 배변판을 닦아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당신과 당신의 반려견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당신이 무심히 넘어간다면 원활한 배변훈련은 고사하고 오줌가루가 바닥에 날려 당신 발바닥으로 환승해 집안 곳곳을 종착역으로 삼을 것이며 과자부스러기를 핥는 것처럼 오줌가루를 먹고  있는 경악 할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애증의 너. 비누와 비누년의 한끗차이.


 친정엄마는 나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저년은 뭘 해줘도 뭐 저리 말이 많아" "저년은 나한테 연락도 잘 안해" 뭐 이런식으로 '저년'이란 표현을 잘 하신다.


내가 비누에게 비누년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비누와 비누년는 한끗차이다. 

너무 사랑스럽고 행복하고 예쁘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얄밉고 속도 뒤집고 맘졸이게 한다.


 비누의 꼬리가 회오리치는 시간은  길어야 30초, 배를 까고  애교를 부리다가도 자기 성에 안차면 쌩, 간식으로 유혹하면 잠시 머무르다 먹튀, 태어나기를 약하게 태어나 신경 꽤나 쓰이고 입은 얼마나 까탈스럽고 짧은지 코박고  먹는건 고기뿐이며 사료는 한번에 소주 한 컵을 비운적이 없다.

얼마나 속이 타면 비누년이라 부를까.

 하.지.만. 비누년이라 부르면서도 눈에는 하트가 쏟아지고 얼굴 만연에 미소가 가득하다. 정말이지 마법같은 존재다. 


우리비누 꼬꼬마 시절. 그냥 너무 예뻐 자랑하고 싶어 올려봤다. 




 이름은 두음절에서 세음절 정도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반려견이 이름을  인지하는데 긴 음절은 매우 혼동스럽게 느낀다고 한다.

 또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의 높낮이, 박자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불러주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명령어는 어떨까?

비누가 배운 명령어는 단 하나이다. 

'앉아'

비누에 대한 나의 지론은 '멍청해도 좋으니 건강하게 자라다오'이다.



 애초부터 명령과 복종훈련은 큰 의미가 없었다.  사실 초반에 잠깐 시도했던 복종훈련은 서로를 힘들게 했으며 '왜 나의 반려견이 나에게 복종해야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의문이 끝을 모르고 따라다녔다.

 비누와 나는 갑을관계도, 상명하복관계도, 종속관계도, 떠들썩한 최순실과 똘마니들 뭐 이런 관계가 아니다. 

비누는 나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이다.

단, 규칙은 반드시 필요하다.


규칙 하나.  원하는 것을 얻고 싶거든 앉아라.

 식탁 위에 있는 음식을 탐내며 눈을 뒤집고 날아오르는 비누의 모습을 보면서, 혹은 주위를 상기시키기 위해 "앉아"의 명령어 인지가  절실했다. 

"앉아"를 외칠 때 모습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1.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머리 위로 올리면 이상하다. 적당히 가슴앞에 놓아라.)
  2. 동시에 "앉아" 라고 이야기 한다.
  3. 비누는 매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을 기대하며 _간식쯤 되겠지_앉는다.


"앉아"를 교육하는 방법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1. 교육용 간식(작은 크기로 만들어진 간식 혹은 손으로  잘리는 간식_부스러기가 안나오는 것_)을 준비한다.
  2.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3.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4.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5.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6.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7.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8.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9.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10.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11.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12. 당신의 반려견은 당신이 왜 이러나 싶어한다.
  13. 개의치 말고 반복하라.
  14.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15.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한다.
  16. 당신의 반려견이 어쩌다 앉는다. 굳 타이밍이다.
  17. 간식을 던져준다.
  18. 당신의 반려견이 지금 기분이 매우 좋다.
  19. 또다시 당신은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20.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한다.
  21. 당신의 반려견이 슬쩍 앉아본다.
  22. 당신은 미친듯이 간식을 뿌려준다.
  23. 당신의 반려견이 미친듯이 좋아한다.
  24. 또다시 당신은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25.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26. 당신의 반려견이 뭔가 아는 듯이 앉는다.
  27. 당신은 미친듯이 간식을 뿌려준다.
  28. 또다시 당신은 두번째 손가락을 펴고 손을 올린다.
  29. 동시에 "앉아"라고 이야기 한다.
  30. 다 알았다는 듯이 당신의 반려견이 당신 앞에 앉는다.
  31. 간식 잭팟을 터트린다.
  32. 당신의 반려견은 "앉아"를 알게 되었다.
  33. 축하한다. 당신의 반려견은 이제 "앉아"라고 하면 앉을 것이다.




 반려견들은 청각적 효과보다 시각적 효과에 좀 더 집중되고 인지하기 편해한다. 그러니 간단한 동작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 좋다. 



 경험이 있어서 얘기하는데 '앉아'를 가르치겠다고 서있다 바닥에 앉고 그러지 마라. 지나서 생각하면 '누가 봤으면 어쩌나' 할 만큼 웃기다. 내 남편이 그랬다. "비누야~ 앉아. 이렇게 앉아" 하면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데 당신의 반려견은 전혀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짧은 명령어와 반복, 간식이면 충분하다.


규칙 둘. 허락할 수 없다. 혹은 위험하다.

 '안돼'는 우리에게 산책시 필요한 의미전달이다.  차가 오거나 너무 더러운 곳에 코를 박으려 하고 공격성이 보이거나 흥분한 상대 반려견과의 거리를 둘 때 안된다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언어표현과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껏 내가 비누에게 실수를 범한 몇 가지 중 산책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산책 초반, 정확하게 말해서 슬개골 수술 전까지는 비누가 나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거나, 더러운 곳을 가려고 할 때, 내가 생각한 기준에서 위험한 순간일 때 목줄을 잡고 더이상 앞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제지하려고만 하였다. _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비누를 강하게 당기거나 억지로 잡아 끈 적은 단 한번도 없다._   그럴때면 단 몇 초라도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기 일쑤였고 그 모든 상황들이 비누의 슬개골과 다리에 무리가 가지는 않았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작은 행동들과 습관들이 나의 반려견을 아프게 할 수 도 있다. 때문에 올바른 '안돼'의 의미전달이 필요하다. 슬개골 수술과 병원상담을 통해 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판단되어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제 비누는 내가 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더러운 곳과 위험한 곳을 피해간다. 당신도 '안돼'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기 바란다. 이건 서로의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바란다.


규칙 셋. 니가 그러하다면 기다려줄게.

 산책과 관련하여 꼭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당신의 반려견을 개끌고 가듯 끌고가지 말아라. 당신의 반려견이 무조건 당신이 정한 시간동안, 당신이 정한 곳까지 갈 필요도 이유도 없다. 당신과 당신의 반려견이 행복하기 위한 산책시간에 시간과 장소에 집착하여 잡아 끈다면 차라리 집에서 놀아 주는게 낫다. 

 당신 반려견이 충분이 냄새맡고 느낄 수 있도록 여유를 두길 바란다. 




당신의 반려견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냥 냅둬라. 가기 싫다는데 왜 굳이 앞으로 가야만 하는가?

 당신의 반려견이 주위를 살필 수 있도록 기다려줘라. 그리고 안아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차츰 시간을 늘리고 집주위를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직진하는 기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반려견을 믿고 기다려 준다면 실룩거림으로 보답할 것이다.

 내가 그랬다.  처음 산책을 시작하면서 비누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줄 알았다.  집근처 놀이터 1평을 넘어 움직이지 못했으니 조바심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의 비누는 동네 바닥을 훑고 다니며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미친듯이 사랑스럽다.


 한동안 나무데크로 된 산책길을 걷지 못해 되돌아 간적이 많았다. 익숙해 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다른 반려견들이 걷는 모습을 보게 해주고 간식도 놓아주고 비누가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 결과 비누는 데크 위를 걸을 수 있었다.

 반전은 슬개골 수술 후 한달만에 나간 산책에서 비누는 데크위를 걷지 못했다.......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있다.



  산책 시 되도록 목에 감는 목줄 대신 가슴을 감싸는 가슴줄을 이용하길 권한다. 물론 목줄과 가슴줄이 스트레스 차이가 많지 않다는 논문이 존재하지만 목줄로 인해 반려견들의 머리와 눈에 큰 압력이 가해진 다는 실험결과를 보면 가슴줄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적어도 그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기에 나는 가슴줄을 선택했다. 

 대신 리드줄의 길이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과 보호자의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질 높은 산책을 위해 3m~5m정도의 리드줄을 추천하는 곳도 있지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1.5m로 시작하여 3m~5m 정도로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같다.

 뭐가 되었든 남들 한다고 따라하지 말고  당신과 반려견을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단하고 노력해라.

 그럴만한 가치와 이유는 충분하다.


 규칙 넷. 여긴 니가 탐할 곳이 아니다.

 비누에게 허용되지 않는 유일한 공간은 침대이다.  매일 산책하고 물티슈로 꼼꼼히 닦는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먼지를 비누라는 이유로 허용하고 잘 수는 없다.  카펫, 무릎담요, 쇼파는 어쩔거냐 되묻는다면 침대만은 지키고 싶었다고 설명할 수 밖에 없다. 

 각설하고  허용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정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당신의 기분에 따라 허용범위가 수시로 변한다면 당신의 반려견은 매우 혼동스러울 것이다. 

당신의 반려견을 헷갈리게 하지 말아라.




 우리 부부는 딩크족이 아니다. 때문에 아이가 생겼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계획하고 양육하는 가정일 수록, 특히 갓난아이가 있는 가정일 수록 정확한 공간분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기성세대 부모들은  본인들의 손주와 반려견이 같이 커간다는 것을 매우 불결하게 생각한다. 또한 혹시나 공격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꼰대들의 괜한 걱정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다.  때문에 문제행동을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과 적절한 분리가 필요하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육아에 대해서는 이후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고 게을러서 모든 잘못을 우리의 반려견에게 뒤집어 씌울 순 없다. 


우리비누 꼬꼬마시절. 그냥 너무 예뻐 자랑하고 싶어 올려봤다.


 

리뷰

yang

비누야 비누야//

저도 결혼 후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으로.. 걱정반 불안반 입니다~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려요 ~~~